초보 부모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밤마다 반복되는 신생아의 울음소리입니다. 분명 배불리 먹었고, 기저귀도 깨끗한데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원인 중 하나가 **‘배앓이’**입니다. 실제로 많은 신생아가 생후 수 주 내에 복통과 불편함을 겪으며 울곤 하는데, 이를 영아 산통(Infantile Colic) 또는 배앓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신생아 배앓이의 원인부터 증상,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완화 방법, 그리고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하는 경우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신생아 배앓이란?
배앓이는 생후 2주에서 4주 사이에 시작되어 약 3개월까지 지속되는 일시적인 복부 불편감입니다. 아이가 특별한 이유 없이 하루 3시간 이상, 주 3일 이상, 3주 이상 지속적으로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를 '3의 법칙'에 따라 영아 산통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이는 일종의 발달 단계로 보는 견해가 많으며, 아이가 점차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배앓이의 주요 원인
정확한 원인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1. 소화기관 미성숙
신생아의 위장관은 아직 완전하지 않습니다. 장운동이 불규칙하거나 가스 배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2. 공기 삼킴
모유나 분유를 먹을 때 공기를 함께 삼키면 배 속에 가스가 차며 불편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트림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수유 자세가 잘못된 경우에 자주 발생합니다.
3. 장내 미생물 불균형
출생 후 장내에 유익균과 유해균이 자리 잡아가는 과정에서 균형이 맞지 않으면 장 불편감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음식 알레르기
모유 수유 중이라면 엄마가 섭취한 음식에 포함된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아기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소고기, 우유, 달걀, 밀, 대두 등의 단백질이 문제 될 수 있습니다.
5. 과잉 자극
소리, 빛, 새로운 환경 등이 과하게 자극될 경우 아기의 신경계가 반응하여 배앓이처럼 보이는 울음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배앓이 주요 증상
아래와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배앓이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하루 중 일정 시간대(특히 저녁)만 되면 격렬하게 울기 시작
- 다리를 배 쪽으로 끌어당기거나 팽팽하게 펴는 등 복통 표현
- 얼굴이 붉어지고 손을 꽉 쥐거나 몸을 비트는 행동
- 트림, 방귀, 구토 동반 가능
- 수유를 해도 쉽게 진정되지 않음
주의할 점은, 이런 증상이 매일 반복되더라도 발열, 설사, 식욕 부진이 없다면 대부분 생리적인 배앓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배앓이 완화 방법
신생아의 배앓이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아래와 같은 방법들을 통해 울음의 빈도와 강도는 줄일 수 있습니다.
1. 올바른 수유 자세
수유 중 아기가 공기를 덜 삼키도록 수유 자세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상체를 세워 안고, 입 주변이 유두 또는 젖꼭지 전체를 잘 물도록 도와주세요.
2. 수유 후 트림은 필수
모유든 분유든 수유 후에는 반드시 10~15분 정도 트림을 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안아 올려 등을 부드럽게 두드리거나 원을 그리며 문질러 주세요.
3. 따뜻한 찜질
배에 미지근한 수건이나 찜질팩을 대주면 장의 긴장을 풀고 가스 배출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4. 배 마사지
‘I Love U 마사지’와 같이 아기 배를 부드럽게 시계 방향으로 문질러주는 마사지는 가스 배출 및 소화 촉진에 효과적입니다.
5. 자주 안아주기
스킨십은 아기에게 안정감을 줍니다. 슬링이나 아기띠로 아기를 안고 걷기, 또는 **백색소음(자장가, 진동기 소리 등)**을 틀어주는 것도 진정에 도움이 됩니다.
6. 유산균 섭취 고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 후, **아기 전용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를 복용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7. 엄마의 식단 조절
모유 수유 중이라면 엄마의 식단을 확인해보세요. 카페인, 유제품, 매운 음식 등은 배앓이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일시적으로 제한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
아래의 경우에는 단순 배앓이가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38도 이상의 발열이 동반될 때
- 구토나 설사, 혈변이 나타날 때
- 아기가 전혀 먹지 않고 축 늘어지는 경우
- 하루 6회 이하로 소변을 볼 정도로 탈수 증상이 의심될 때
- 울음이 평소보다 훨씬 격렬하거나, 통증이 심한 듯할 때
- 배가 단단하게 뭉치거나 팽창된 경우
배앓이는 보통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완화되지만, 위와 같은 비정상적 증상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소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결론: 조급해하지 마세요
배앓이는 대부분의 신생아가 겪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입니다. 생후 3~4개월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잦아들고, 아이가 더 오래 자고 안정적인 리듬을 가지게 되면서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나 그 몇 주간의 시간은 초보 부모에겐 길고 지치는 시간이 될 수 있죠. 이럴 때 가장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정보와 실용적인 대처법, 그리고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않는 여유입니다.
아기의 울음은 때때로 우리에게 많은 걱정을 안겨주지만, 그 속에는 아기만의 신호가 담겨 있습니다. 아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천천히 함께 맞춰나가는 육아의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